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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당 에 친재 하시니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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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500회 작성일 20-01-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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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
인혜씨 는 낮은 한숨소리에 천천히 정신이 돌아왔다.
머리맡에 앉아 금심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내려보는 사람은 마치 이미세상사람이아닌
남편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젊은얼굴의 아들 성기였다.

"어머니 ?"
"............."
"..너무 과로하신것아니어요 ?"
"....아니다..과로는..."
"아녜요.어머니 왼만하면 이번에 저하고 서울로 같이가시지요 "
"아니다,오늘 너하고 저녁이라도 맛나게 먹으려고했는데..."

말을하려다가 인혜씨는 문득 아들의 방에서 본것에 생각이미치었다.
다시금 가슴이 방망이질하듯 미욱해지면서 숨이가빠지고 얼굴이붉어져,그만 고개를
숙이고말았다.

"보세요, 어머니,아직 누워계세요,저녁은 제가 대충 차려먹을게요"
"............."

인혜씨 는 이런저런 말도하지못하고 가슴만 쓸어내리며 고개를들지못했다.
왜일까 ?지금 인혜씨 는 그니의몸으로낳은 아들임에 틀림없는 성기앞에서
마치 오래전 사별한 남편과의 첫날밤같은 느낌이드는것은......

그정도가 아니고 성기가 어깨를잡아주면 그만 온몸의 힘이 무너져내리듯이 후드득 내려앉는
듯해서 그만눈앞이 아뜩하니 보랏빛으로 멀어지곤한다.

저녁상을 보겠다고 성기가 방을나간사이 인혜씨는 땀이배어축축해진 자신의 손바닥으로 얼굴을
쓰다듬으며 열기가후끈한 자신의얼굴을 열심히 부벼내렸다.
문득 미간을 가르며 한가닥 풀린머리카닥이 눈앞으로 내려온다.
눈앞을 한들거리는 머릿카락을 흐릿하게 주시하며 인혜씨 는 귓볼을타고내리는 땀방울 하나가 목언저리를
적실때까지 이를 앙다문채 깊은생각에 사로잡혔다.
두손은 이불위로 올려 마주잡은채 이윽고 한쪽무릎을 세워 턱을고이며 생각을 정리한듯 지긋이 눈을감았다.

성기는 자신의 식성에 어머니가 만들어주려던 술안주를 겸해서 푸짐하게 저녁상을 만들어 들고들어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어머니를 달래며 같이 저녁을끝내고,어머니 인혜씨가 반주삼아 따라주는술까지 마시고
거나하게 기분이좋아져서 제방으로 일찍건너갔다.

겨울의 이른저녁,인혜씨는 달빛을 밟으며 가만히 정주간으로 들었다.
잠시후 바스락 깨어질듯한 어둠을 숨죽여 가르며 찰박찰박 하는물소리가 정줏간턱을넘지못하고 달빛속으로
스며 젖었다.
마치 푸르른 비눗물처럼 푸르라니 감겨잠기는 겨울밤,인혜씨는 옺고름을 다시만지며
한손을 가슴에엊고 무거운 걸음으로 안채의 마당을 내려서서 이제막 구름속으로 잠겨드는 달을한번 보았다.

이윽고,가볍게 숨을들이쉰 그녀는 총총히 사랑채를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코끝에 살풋이 내비친 땀방울하나가 달빛에 반짝빛을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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