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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가다 30-2 마지막편(대리진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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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43회 작성일 20-01-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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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블라인드 건설엔지니어

기억나는 또다른 세대는 게이 아저씨였다.

자꾸 부르고 발코니에서 자기 사랑 얘기하고 하..

몇번 가다가 저 바빠서 이만.. 하고 이기사를 보냈다.

 

이기사는 버럭 화를 내며 경찰에 신고할꺼라고 혈기왕성하게 외쳤고 그 후로 그 아저씨는 부르지 않았고 나중에 조용히 입주를 했다.

 

입주자 점검 전 뭐 다들 알다시피.. 샘플 하우스란걸 런칭한다. 사전에 집주인과 쇼부를 보고 인테리어를 싹 하고 나서 입주자 점검 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견적받고 그랬었다.

 

세대수가 나름 있다보니 다섯개의 업체가 들어왔었고 공사 중 엘레베이터 사용부터 해서 공사팀의 협조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나중에 간단한 하자는 대신 처리해주기도 했고 또 하자가 꽤 있는 세대는 인테리어 업체가 인수받아 어차피 다 뜯을 거 수리완료로 해 놓고 처리되기도 했다.

 

알다시피 이 입주자 점검 분위기는 집값의 유동성에 따라 같이 춤을 춘다.

집값이 올랐을 경우 하자율은 기본적인 것을 빼고 적은 편이고 집값 올라서 축하한다고 한마디만 해도 엄청 기뻐하며 자신의 부를 자랑하더라.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골치가 아플 정도로 하자율도 많고 힘들었다.

다른 현장 입사점 점검 지원 갔을 때가 집값이 떨어진 상태라서 나도 덩달아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는데 다행히 내 현장의 입점시에는 어느정도 집값이 올라서 원만하고 잘 처리되고 있었다.

 

일주일간의 꿀같은 휴식이 끝나고 이쁜 도우미 언니들도 철수하고 나서 다시 전쟁이 시작됐다.

여전히 전화는 하루에 이백통이 넘게 걸려오고 걸며 하자처리를 독려했고 하나씩 처리될 때마다 지워갔다.

 

실제 입주가 시작되면서 또다시 하자접수는 늘었고 업체도 이미 빠진 상황이라 애를 먹었지만서도 CS팀과 현장 경험많은 반장님들이 게눈 감추듯 재빠르게 처리했다.

 

나도 헤라를 허리춤에 차고 코킹건을 든 채 세대를 다니기에 바빴고 어느정도 안정권에 들어서자 나의 맘도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관리사무실이 들어오고 공용구간 키를 하나씩 인수인계 하며 이제 내가 갈 곳은 좁아지고 점점 보안업체와 관리 사무실의 행동반경은 넓어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이미 상당수가 빠져서 타 현장으로 가거나 계약 종료되거나 종료 후 재계약을 하여 타 현장으로 갔다.

 

난 하자보수로 남아 꿀빨며 지냈다.

주말도 쉬었으며 퇴근도 다섯시에서 여섯시면 했고 CS직원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돌이켜보니 난 사년 가까이 이 한 곳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고 울며 웃고 지냈다.

 

젠장.. 군대보다 길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었다.

 

때마침 중동에 있는 초고층 건축물인 버즈 칼리파가 티비에서 나왔다.

눈물겹게 부러웠다.

나도 저런일을 하고 싶다...

 

저런 사람들은 저거 끝나고 연봉이 수억원이 되어 초고층을 이끌어가겠지. 여기도 뭐 초고층 조건에는 맞지만 저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싶고 소장님과의 면담에서도 해외를 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난 여기보다는 좀 더 그럴싸한 곳에서 해외현장 경험을 하고 싶었고 두바이 타워 멤버들처럼 멋있게 변하고 싶었다.

 

마침 기회가 닿아서 이직을 할 수 있었다.

 

공무팀장님은 나에게 이리 말했다.

 

"김대리. 한번 경력직 꼬리표가 붙으면 그거 엄청 힘들어. 그러지말고 그냥 여기 공채로 남아서 좀 더 일해보지 그래? 그리고 너도 해외하고 싶다며? 우리 회사도 해외 많은데 왜 거기를 가야하지?"

 

안다. 나도.

 

그러나 난 좀 더 큰 꿈을 꾸고 싶었고 티비에서 보여주던 그 장면이 끊임없이 머리속을 멤돌았다. 그래서 미련없이 사직서를 던졌다.

 

주위에서는 다들 만류하고 저쪽 지방현장에 가 있던 박과장(박대리에서 진급)도 나를 찾아와 만류했다.

 

하지만...

 

이미 던진 거.. 그리고 경력직 꼬리표가 붙으면 뭐 좀 어떠냐. 그까짓거 내 능력으로 헤쳐나가면 되지!

 

회사를 떠나려 하니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사를 가서 퇴직처리를 하고 동기들과 만나서 마지막 작별 인사도 했다.

 

자.. 다시 시작하는거야.

 

난 잘 할 수 있어.

 

그렇게 난 그 두바이 타워 멤버들이 있는 나에게 있어서 신화와 같은 회사로 가게 되었고 티비에서 보던 멤버들과 같이 일하며 그렇게 나의 해외생활은 시작됐다.

 

끝.

 

~~~~~~~~~~~~~~~~~~~~~~~~~~~~

 

너무 갑작스레 끝난 감이 없지 않지만 뭐 이해해주세요. 쓰다보면 한도끝도 없을 것 같아서.

 

회사가 희망퇴직 겁나게 하고 이번이 마지막 배인 것 같아서 탈출합니다. 어느회산지 다 알듯 ㄷㄷㄷ

 

내일쯤 해서 에필로그로 올께요. 소설속의 참 거짓과 등장인물들의 현재상황 등등.

 

 

그 동안 김기사 대리 진급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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